K A N A Z A W A

여행일자: 2012.11.16~18

가나자와(金沢)는 일본 혼슈의 중앙부에 위치한 이시카와(石川)현 현청 소재지이자 호쿠리쿠(北陸)지방의 중심지로 교토처럼 일본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입니다. 17세기부터 19세기 후반에 걸쳐 국내 굴지의 실력자들이 지배하는 대규모 죠카마치(城下町: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공업 중심지)였으며, 전쟁이나 대규모 천재를 겪지 않은 만큼 역사적인 거리가 많이 남아 있고, 많은 전통공예와 전통예술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또한 2014년 호쿠리쿠 신칸센(도쿄~가나자와)의 개통을 앞두고 있다니, 앞으로는 교통도 더욱 편리해지겠네요.

가나자와역까지는 JR 또는 고마츠공항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데, 리무진버스는 시내경유와 급행이 있으며 40~60분 정도 소요됩니다.(급행 40분 소요, 요금 1,100엔) 보통 국내선 도착 즈음하여 운행되고 있으며, 별다른 시간표는 없는 듯(단, 가나자와역에서 공항가는 편은 운행표가 있음, 링크 참조) 저는 다행히 심사하고 나오자마자 급행버스가 출발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죠.

가나자와 시가지의 중심에는 가나자와성 공원과 겐로쿠엔(일본 3대 정원의 하나)이 위치하고 있고, 이를 둘러싸듯이 번화가(고린보·가타마치, 무사시, 가나자와역 주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내가 그다지 크진 않지만 걸어다니기는 조금 힘든 거리라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한데요, 성하도시 가나자와 주유버스(城下まち金澤周遊バス)는 매 12분간격으로 주요관광지를 약 45분에 거쳐 일주하는 루프버스입니다. 요금은 편도 200엔, 1일권이 500엔으로 1일권을 구입하면 하루 동안 대략 주요한 곳들을 돌아볼 수 있죠. 그런데 말이 12분이지 생각보다 자주 안 오더군요. 버스도 꽤나 아담한 편이고요.(가나자와시 관광 및 교통정보는 링크 참조)

가나자와에는 전통찻집거리가 잘 보존되어있는데요, 찻집이란 일본의 전통적인 예능을 즐기며 술과 식사를 즐기는 곳으로서 에도시대 때는 기생들의 춤과 악기 연주를 즐기는 장소였다고 합니다. 가나자와의 찻집은 원래 도시 중심부에 흩어져 있었지만, 1820년에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네 개 지구로 집결되었으며, 이 지구는 교토의 기온과 함께 역사적인 찻집거리로서 국가문화재에 선정되었습니다. 루프버스로 6번 하시바초(橋場町)에서 내리면 히가시차야가에서부터 아사노가와 강변을 따라 카즈에마치차야가까지 둘러볼 수 있죠. 히가시차야가(ひがし茶屋街)는 가나자와의 찻집거리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귀중한 찻집 건축물로서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시마(志摩)(관람료 400엔)와 180여 년 전의 찻집을 복원한 가이카로(懐華樓)(관람료 700엔)가 있는데, 유료라 안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히가시차야가에서 북서쪽으로 향하면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과 언덕길이 이어지고, 계속해서 옛날 신사와 절들이 나타나는데, 50개가 넘는 사찰과 신사가 밀집해 있는 우타츠야마(卯辰山) 산록 사원군입니다. 이 지역은 가나자와 3대 사원군의 한 곳으로 옛날 마에다가(前田家)의 방침에 따라 신사 불각들이 이곳으로 집결되었다고 하네요. 사찰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거리를 산책해보는 건 어떨까요.

히가시차야가와 카즈에마치차야가 사이에 있는 아사노가와(浅野川)는 가나자와의 중심부를 흐르는 두 개의 강 중 하나로서, 강의 흐름이 완만하고 섬세한 정서가 감돌고 있어 온나가와(여성스러운 강)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특히 히가시차야가에서 가까운 우메노하시 다리에서 아사노가와 대교, 그리고 가즈에마치차야가(主計町茶屋街)로 이어지는 일대는 가장 가나자와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산책 코스입니다.

히가시 찻집거리(1)

히가시 찻집거리(2)

히가시 찻집 자료관 내부

예쁜 수공예품 가게

히가시거리의 운치있는 찻집

영화 촬영장같은 히가시거리(1)

영화 촬영장같은 히가시거리(2)

영화 촬영장같은 히가시거리(3)

   

단풍이 아름다운 신사 앞

우타츠야마 산록사원군 사찰

가즈에마치 찻집거리

가나자와 남부의 사이가와(犀川)

가나자와의 북서쪽에 위치한 찻집거리를 둘러보고 다음 코스로 가나자와를 대표하는 겐로쿠엔으로 향하였습니다. 루프버스로 9번 겐로쿠엔시타역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겐로쿠엔(兼六園)은 가나자와시의 중심부인 가나자와성 인근의 고지대에 자리한 일본식 정원으로 그 규모와 아름다움 면에서 오카야마의 고라쿠엔(後樂園), 이바라키의 가이라쿠엔(偕楽園)과 함께 일본의 3대 정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가 마에다가(家)가 여러 대에 걸쳐 완성한 11.4ha 넓이의 겐로쿠엔은 정원 가운데에 커다란 연못을 파고 군데군데 동산과 정자를 세워 그곳을 거닐면서 전체를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하나의 정원에서 겸비하기 어려운 6개의 경관(광대함와 유수함, 기교와 고색창연, 수천(水泉)과 조망)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겐로쿠엔(兼六園)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가나자와의 단풍 명소로 손꼽히기도 하는 겐로쿠엔은 언제나 많은 방문객들로 붐비는데요, 봄에는 벚꽃, 겨울에는 설경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합니다. 마침 제가 간 때가 단풍철이어서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었는데요, 소나무 위에 매여있는 줄은 눈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매년 11월 설치하는 가지받침 유키즈리(雪吊り)라고 합니다. 팜플렛에 나오는 눈 덮인 겐로쿠엔의 야경도 정말 멋질 것 같아요. 겐로쿠엔 내에는 1863년에 마에다가 13대 번주(藩主)가 어머니를 위해 겐로쿠엔 안에 세운 어전인 국가 지정 중요문화재 세이손가쿠(成巽閣)(관람료 700엔)도 있는데 안에 들어가보진 않았군요.

역시 가나자와의 중심부이자 겐로쿠엔의 맞은편에는 가나자와성공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나자와성은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일등 가신이었던 마에다 도시이에(前田利家)가 입성한 이래 280년 이상에 걸친 마에다가(家)가의 거성으로 화재에 의해 소실된 천수각 외 다른 성곽 건물이 재건되어 모두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고, 1966년에 공원으로 정비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넓은 성터에 비해 조금은 휑한 느낌인데요, 기와가 눈에 덮인 듯 하얀색으로 되어있어 우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착한 즈음 벌써 입장시간(16시)이 지나버려 내부견학을 못한 것이 아쉽네요.
   

21세기미술관 전경

환상적인 겐로쿠엔 내부(1)

환상적인 겐로쿠엔 내부(2)

겐로쿠엔 내의 유키즈리(雪吊り)

   

겐로쿠엔서 본 가나자와시 풍경

단풍이 아름다운 겐로쿠엔

샛노랑으로 물든 겐로쿠엔

중요문화재 세이손가쿠(成巽閣)

가나자와성 공원 전경

가나자와성 해자

저녁 무렵의 풍경

가나자와의 관문 가나자와역

겐로쿠엔과 가나자와성공원 조금 아래쪽에 위치한 21세기미술관 역시 가나자와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겐로쿠엔, 공원 방향에서 걸어가거나 루프버스로 10번 히로사카(広坂)역에서 하차하면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잔디 위에 넓적한 둥근 원 모양의 유리로 된 건물이 인상적인데요, 출입구가 5군데가 도시를 향해 열린 공원처럼 되어있어 시민들의 안락한 휴식처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시품은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형 현대 미술작품들이 많다고 하는데, 일정관계상 자세히 관람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그 밖에도 가나자와의 대표 관광지로는 가나자와성공원 남쪽에 위치한 나가마치 무가 주택 터(長町武家屋敷跡), 사이가와(犀川) 동쪽에 위치한 니시차야가, 데라마치(寺町)사원군 등이 있는데 짧은 일정상 다 돌아보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어째 끝부분으로 갈수록 내용이 거의 아쉬움으로 끝나버리는데 그래도 가나자와를 방문한 첫날은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어요. 11월 들어서 맑은 날이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 가나자와가 위치한 호쿠리쿠 지방이 도쿄에 비해 11월 이후 흐린 날씨가 많다고 합니다. 12~2월에는 눈도 많이 내린다고 하고요. 그래도 기온은 서울에 비해 약 10도 가량 높은 편이니 가을, 겨울에 여행하기에는 제격이지 않을까 싶어요.
F O O D
가나자와(金沢)는 이름에 “金”이 들어가서인지 금박 공예가 발달하였는데, 16세기 말부터 제조되기 시작하여 마에다가(家)가 적극적으로 장려하여 발전하였다고 합니다. 금박은 금에 소량의 은과 구리를 섞은 것을 압연기로 얇게 펴서 늘리는 것으로 사찰 건축이나 불단, 불구의 장식뿐만 아니라 그릇이나 장식물 등의 공예품에 널리 사용되는 것 뿐 아니라, 음식에도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가나자와 거리에서 금박을 덧씌운 카스테라나 만주 등을 파는 가게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가나자와는 교토, 마쓰에와 함께 일본의 3대 과자 생산지로 꼽히는데 에도시대(1603~1867)때 마에다가(家)가 다도를 장려하여, 이 다도에 빠뜨릴 수 없는 과자 산업도 더불어 발달하였다고 하네요. 가나자와 거리를 거닐다보면 다양한 화과자를 만나볼 수 있는데, 가나자와의 전통 찻집거리에서 녹차와 간단한 다과를 곁들이며 옛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가나자와 여행의 백미이지 않을까요.
S H O P P I N G
가나자와는 전통적인 거리이지만, 가나자와역이나 무사시가쓰지, 고린보&가타마치 주변은 번화가로 각종 백화점, 쇼핑몰 등이 들어서있어 쇼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먼저 가나자와역 동쪽 광장은 모테나시 돔이라고 하여 노가쿠(能楽)의 북을 이미지한 쓰즈미몬(鼓門)과 커다란 우산을 이미지한 유리 돔이 특징인데, 주변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며 활기찬 번화가로 변모하였습니다.

또한 고린보(香林坊)와 가타마치(片町) 주변은 호쿠리쿠(이시카와현, 도야마현, 후쿠이현) 지방 최대의 번화가로서, 고린보에는 백화점과 명품샵이, 가타마치·기구라마치에는 음식점, 다테마치·가키노키바타케에는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 패션몰, 그리고 히로사카에는 공예품점 등이 자리해 있습니다.

무사시가쓰지(武蔵ヶ辻)는 가나자와역 동쪽 출구에서 약 1km 떨어진 교차로로서, 사거리의 일각에 백화점이, 그 맞은편에는 오미초시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미초시장은 18세기 중반에 개설된 이래 280년 이상에 걸쳐 가나자와의 음식문화를 지탱해 온 전통 시장으로 신선한 어패류를 판매하는 생선가게와 가나자와 특산 야채를 판매하는 청과상 등 170여 개의 점포가 늘어서 있습니다.
H O T E L
가나자와역 주변에는 호텔이 밀집해있어 원하는 요금대의 숙박지를 비교적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호텔은 동쪽출구 부근의 다이와로이넷호텔로 교통 편리하고 가격대비 깔끔한 시설이 마음에 들었어요. 방은 아주 넓진 않지만 필요한 물품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숙박요금이 기계로 지불하는 선불제로 전에도 어딘가에서 이런 호텔에 묵은 적이 있었는데 기억이...

한편 가나자와하면 역시 료칸에 머물러보고 싶을 텐데요, 카가(加賀) 온천지구쪽에 료칸이 밀집해있고 정작 가나자와시에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간만에 일본에 방문한지라 하루쯤은 사치를 누려보자며 가나자와에서 찾아낸 료칸은 유야루루사이(由屋 るる犀々)란 조금은 특이한 이름으로, 사이가와(犀川) 우측에 있어 가나자와역에서 접근성이 좋지는 않지만 시설이 무척 훌륭한 료칸이었습니다. 숙박요금이 센 편이라 식사는 아침만 먹었는데 나름 건강식이면서 맛도 있었어요. 자란(jalan) 사이트에서 평도 무척 좋은 편으로 조금 비싸더라도 일본적인 정취를 느끼며 하룻밤 보내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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