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I R O S H I M A

여행일자: 2006.11.18~20

쥬고쿠 지방의 서남쪽에 위치한 히로시마(広島)나가사키(長崎)와 함께 원폭 피해지로 아픈 역사를 지닌 곳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발전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히로시마는 일본의 3대 절경으로 손꼽히는 미야지마(宮島)로 가기 위한 거점이기도 하죠.

히로시마 시내는 가미야쵸(紙屋町)를 기점으로 북쪽의 히로시마성 일대와 남쪽의 평화공원 일대에 주요 명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번화가와 명소들이 히로시마역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는 편인데, 시내의 교통수단으로는 주로 전차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2박 3일간의 히로시마 여행 일정이 워낙 빡빡했던 관계로 정작 시내 구경은 다른 지역을 둘러보고 난 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제가 날씨 운이 없는지 계속 비를 맞으며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원래 비교적 따뜻한 기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비로 인해 날씨도 좀 쌀쌀한 편이었죠.

첫날은 미야지마에 들렀다 오후 5시경 히로시마 시내에 도착한 관계로 헤이와거리, 혼도오리 등 주로 번화가의 야경을 감상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면 미야지마에서 히로시마역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깜박 잠이 들었는데 다음 역이 히로시마라는 차내 방송에 서둘러 내려보니 생각보다 역의 규모가 굉장히 작았던 것입니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호텔 근처 역으로 가는 전차를 타고 가는데 아무리 봐도 안내방송의 역이름이 노선표와 전혀 달랐습니다. 알고보니 제가 히로시마역이라고 생각하고 내린 역이 산요혼센의 2정거 전인 '니시(西)히로시마'역이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니시히로시마역에서도 전차 노선이 연결되어 있어 중도하차 하는 일은 없었지만요.

본격적인 히로시마 관광은 둘째날 오카야마(岡山)와 쿠라시키(倉敷)를 둘러본 후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JR히로시마역에서 약 15분 거리의 동쪽에 위치한 히로시마의 3대 상징 슛케이엔(縮景園)을 찾았습니다.(입장료 250엔) 슛케이엔은 히로시마의 영주가 1620년 중국의 서호(西湖)를 모방해 만든 일본식 정원입니다. 실제 서호의 모습을 그대로 축소시켜 일본식으로 꾸몄다고 하는데 이름도 경치(景)를 축소(縮)했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것입니다. 오카야마의 코라쿠엔(後楽園)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정원 한복판에 연못을 중심으로 작은 섬과 언덕, 계곡, 다리, 정자 등이 조화롭게 배치된 아기자기한 정원이었습니다. 다만 이때 비가 많이 내려서 풍경을 제대로 찍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죠.

히로시마 국제공항

견학용으로 개방된 공항 내부

소고백화점 근처 거리 풍경

모토마치 크레드의 레스토랑가

   

호텔 근처의 아담한 절

슛케이엔과 연결된 현립미술관

슛케이엔내 메이게츠테이(明月亭)

슛케이엔내 세이후칸(淸風館)

슛케이엔을 나와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히로시마성으로 향했습니다. 히로시마성은 1589년부터 10년간에 걸쳐 지방의 봉건 영주가 지은 성으로, 일본의 근대화 초기인 메이지 유신 때 대부분의 성채가 파괴되고, 가까스로 남겨진 천수각마저 원폭 투하와 함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성터의 흔적과 함께 1958년에 복원된 천수각만 남아 있습니다. 천수각 내부로 들아가는 입장료는 360엔이며, 1~4층은 역사 자료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꼭대기인 5층은 전망대로 조성되어 히로시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히로시마성 근처의 히로시마신사를 거쳐 시립중앙도서관과 미술관, 종합체육관인 그린아리나, 시민구장 등을 지나면 버스센터가 있는 소고백화점이 나오고, 건너편 우측에 원폭돔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원폭돔은 현재 히로시마에서 피폭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유일한 건물로 원래는 체코의 건축가가 설계한 산업장려관이었으나 상공 580m에서 원폭이 폭발한 후 철골만 앙상하게 남은 형태가 되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에서 나올 법한 조형물을 연상시키는데, 당시의 피해를 생각하면 그런 낭만적인 상상을 하는 것은 대단히 실례되는 것이겠죠.

원폭돔 앞에 흐르는 강줄기를 따라 조성된 공원은 평화기념공원으로 원폭의 참상을 알리고 인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공원 안에는 원폭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는 위령비와 평화기념자료관, 평화의 불꽃, 평화의 종, 원폭어린이의 상 등이 세워져 있습니다. 기념자료관은 원폭에 의한 피해 상황을 전시해 놓은 기념관으로 피폭 당시의 자료가 3만여 점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입장시간이 지나 직접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이 평화공원은 히로시마 일정의 마지막 날 출발직전에 다시 한 번 들러 보았는데, 이때는 드디어 비가 그쳐 조금씩 하늘이 개기 시작해 처음으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답니다.

히로시마 성터 내부

히로시마성 천수각

천수각에서 내려다 본 풍경

히로시마 신사

   

평화공원내 평화의 불꽃

원폭 어린이의 상

기묘한 모습의 원폭돔

드디어 개기 시작한 하늘

F O O D
히로시마의 명물은 뭐니뭐니해도 오코노미야키입니다. 일본의 오코노미야키는 크게 두종류로 나뉘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것은 오사카식이고, 히로시마식은 안에 면발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죠. 히로시마식을 먹기 위해 첫날부터 가게를 열심히 찾았는데 마땅히 보이지 않아 결국 모토마치 크레드의 레스토랑가에 있는 가게를 갔는데 알고 보니 그곳은 오사카식 체인점이었죠. 다행히 둘째날은 선마루 쇼핑몰 근처의 가게를 찾아 재도전! 면 위에 해산물이 얹혀진 오코노미야키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우측 사진)
H O T E L
히로시마에서 머문 곳은 센다이(仙台)에서 묵은 적 있던 컴포트 호텔입니다. 그런데 센다이와는 달리 이쪽 호텔은 1층에 로비가 있어 보통의 호텔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건물이 조금 오래되어 센다이처럼 깔끔한 맛은 없었지만 가격 대비 시설은 훌륭한 편입니다. 삼각김밥과 빵, 음료 등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는 조식은 똑같았습니다.
JR역에서는 좀 떨어져 있지만 평화공원에서 5분 거리이며 버스센터 및 번화가와도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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